25년만의 역대급 태풍이라는 제비가 오사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올 해만해도 엄청 큰 지진이나 벌써 몇번의 태풍이 지나갔는데 이번에도 뭐 별일 있겠어 싶었습니다. 아침에만 해도 날씨가 그리 흐리지 않고 빨래도 잘 말랐네 하며 태풍을 기다리고 있었죠. 한 20분 간격으로 피난 문자도 계속 왔는데 크게 신경쓰지 않았구요.
근데 2시쯤 되니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서 엄청난 바람이 불더라구요. 주위에 아파트 형 건물이 많은데 옆 건물이 보이니 지켜 보면서 동영상도 찍고 여기 저기서 온갖 물건(?)들이 날아다니는 광경을 구경하고, 제가 사는 건물도 지진이 난 것 같이 조금씩 흔들리고 창문도 요동치고 무섭다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갑자기 옆방에서 쨍그랑 하면서 뭔가 깨지는 소리가 나서 옆 방을 보니 밖에서 뭔가 날아왔는지 베란다 쪽의 유리와 방 유리가 깨졌더라구요. 베란다에 에어컨 실외기도 넘어가고. 그 때 부터 조금 패닉이 오더라구요. 한국에서 겪었던 태풍들도 두려웠지만 위협을 느끼거나 한 적이 없었는데, 방 창문이 깨지니 이건 뭐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나 하는 생각 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건물도 흔들리지 전기도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서 더 멘탈에 금을 가게 하는 상황.. 정신을 차리곤, 얼른 창문들이 닫겨 있는지 확인을 하고 테이프도 붙이고.. 나름 뒷수습을 끝내고 와이프의 가족들 모두 안전한지 확인하고 조금 쉬다보니 조금 바람이 약해져서 글을 남겨 봅니다.
엄청난 강풍 덕분에 지진 관측소에도 진도 2정도의 세기의 지진이 관측된 것처럼 느꼈다고 하는데, 정전되고 집이 흔들리고 그러니까 전쟁통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ㅠ 올해 6월쯤? 그나마 지진의 안전지역이라는 오사카에 역대급 지진이 왔을 때 만들어두었던 피난용 가방이 생각나서 퍼뜩 챙겨놨네요.
올 해 지나간 태풍은 모두 저녁 때 사람들이 자는 시간대에 와서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21호 태풍 제비는 정말 역대급인 것 같습니다. 오사카를 방문할 때 무조건 들리는 간사이 공항도 지금 물에 잠기고, 도시와 공항을 잇는 다리 쪽도 부근에 정착해있던 배들이 충돌한 상황, 컨테이너 박스들이 무너진 모습 등이 뉴스에 나오고 있습니다. 편의점의 컵라면이나 물 등 간단한 식료품들도 동나고 있다고 하네요.
다이마루나 돈키호테 등 유명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도 역시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사카를 찾으시는 관광객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답답하시더라도 최대한 안전한 숙소에 계시거나 지하도, 내부 등을 이용 하시길 바랍니다.
현재 태풍이 나고야 위 쪽 이시카와 현 쪽에 강하게 위치하고 있다는 것 같은데 아직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네요. 빨리 깨진 창문이 밖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처리해야 되는데 바람이 좀 더 잦아들길 기다려야겠습니다. 그럼 또 후기 남길 수 있으면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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